미국이 2명의 죄수를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카드로 ‘죽음의 상인’ 빅토르 보우트를 꺼내 들었다. 러시아 무기 거래상인 빅토르 보우트는 2005년 미국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로드 오브 워’의 실제 주인공이며, 현재 미국에서 복역 중이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에 수감 중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와 기업 보안 책임자 폴 휠런을 석방시키는 조건으로 미국에 복역 중인 보우트를 돌려보내는 방안을 지난달 러시아에 제안했다.
그라이너는 올 2월 러시아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짐 속 의료용 대마초로 인해 마약 밀수 혐의를 받고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휠런은 지난 2018년 간첩 혐의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교환 상대로 내건 보우트에 관심이 쏠렸다. 그는 거물급 무기상으로 그를 조명하는 책과 영화 등이 나올 정도로 암흑세계에선 유명인사다.
그가 ‘죽음의 상인(Merchant of Death)’이라고 불린 이유는 전세계 분쟁지역의 무기 밀매에 깊숙이 관여한 악명 높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화 ‘로드 오브 워’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한 ‘유리 오로프’의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의 무기를 세계의 독재자와 전쟁광 등에게 팔아 넘긴 오로프처럼, 보우트 역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물론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이웃 나라 반군단체의 민간인 테러를 지원한 찰스 테일러,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등에 무기를 팔아 넘겼다.
보우트는 콜롬비아 좌익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무기를 판매하려 한 혐의 등으로 미국에서 기소돼 2012년 징역 25년형을 선고받고 일리노이주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그를 무기 암시장의 도널드 트럼프, 빌 게이츠 등으로 묘사한다.
이 같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보우트는 계속해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유죄 판결이 적법하지 않다며 오랫동안 석방을 요구해 온 것을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 간 죄수 교환은 올 4월에도 진행된 바 있다. 러시아 경찰관 폭행 혐의로 복역중인 미국 해병 트레버 리드와 러시아 마약밀매범 콘스탄틴 야로셴코가 교환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수일 내 예정된 전화 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제안에 대해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