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총 10조원 회복...디지코 전환이 주효

KT, 시총 10조원 회복...디지코 전환이 주효

KT가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회복했다.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하며 추진한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는 등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1일 종가 3만835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0조136억원을 달성했다. 2013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시총 10조원을 회복했다. 내외부에서는 구현모 KT 대표 디지코 전환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디지코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총 4조3000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 4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KT는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기업 디지털전환(DX)을 지원·구축하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사업은 AI콘텍트센터(AICC) 사업 등 대형 핵심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지난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40.7%라는 역대급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KT클라우드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미디어 밸류체인을 통한 콘텐츠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KT스튜디오지니와 티빙이 시즌과 티빙의 합병을 의결했다. 티빙이 케이티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3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양사는 강력한 콘텐츠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KT스튜디오지니가 기획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도 질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 KT 5G 가입자는 지난 1분기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약 50%인 695만명을 돌파, 이통사 중 가장 높은 전환율을 기록했다.

KT의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도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대비 22.7% 올리며 1350원으로 지급한 데 이어 3월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대비 41.5% 늘어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다.

KT는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KT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지난해에는 430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자사주 매입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부양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관계자는 “완벽한 디지코 전환을 위해 AI반도체, 로봇, 미디어콘텐츠,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2025년까지 성장사업 매출을 전체 매출의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