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 국가우주위원회를 만나 한국형발사체를 통한 고성능 위성 발사 제한 해제를 요청했다. 한국형발사체의 우주발사체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해결과제인 수출통제정책(ITAR) 장벽 등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이 장관은 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NSpC)와 항공우주청(NASA) 본부를 방문해 시라그 파리크 국가우주위 사무총장과 빌 넬슨 항공우주청장을 각각 면담했다. 면담은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우주 협력 분야에 걸친 한미 동맹 강화를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양국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공약을 토대로 한 우주탐사 공동연구 촉진,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지원, 제3차 한미 민간우주대화 개최, 우주산업 협력 강화 등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를 약속했다.
이 장관은 시라그 파리크 사무총장을 만나 미국 부품을 사용한 고성능 위성을 한국형발사체로 발사하는 것을 제한한 것과 관련해 제한 해제를 요청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수출통제정책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로 인해 한국형발사체는 미국산 고성능 부품을 사용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수 없다. 이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이후에도 발사체 시장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소다. 시라크 파리크 사무총장은 미국 내 관계기관과 관련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히며 앞으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KPS 개발에 대한 미국 협력 의사를 재확인했으며 국가우주위원회 역할 및 항공우주청 설립 시 중점 사항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빌 넬슨 국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한국 달 궤도선이 국가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기여했듯 향후 달-화성 탐사(Moon to Mars)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앞서 이 장관은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알론드라 넬슨 실장과 만나 양국 간 첨단기술 파트너십 강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양자기술에 대한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양자기술 협력 공동성명서'를 올해 하반기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원자력 고위급위원회 산하 SMR 협력 실무그룹 신설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워싱턴 D.C. 일정 후 올랜도로 이동해 오는 5일 예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 발사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연구진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