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엔 룸앤TV, 침실엔 스탠바이미, 거실엔 포제, 공유오피스는 리베로.'
LG전자의 이동형 스크린 폼팩터 출시가 봇물이다. 영상 시청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최적화된 스크린을 내놓고 있다.
이러다 화장실이나 샤워실 같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수' 스크린도 출시할 기세다.
LG전자가 '벽'에서 벗어나 이동하는 신규 폼팩터를 적용한 스크린 제품을 연달아 출시한 것은 스마트폰, 태블릿보다는 큰 TV와 모니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스크린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동형 스크린 개발의 출발점은 인테리어 관점에서였다. '화면은 고정돼 있다'는 정형화된 관점을 버리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화면을 이동시키기로 한 것이다.
최근 공간 디자인 TV로 출시한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가 대표적이다. 제품 디자인 기획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황민주씨는 “TV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공간 배치에 제약이 생기는 게 항상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개발된 신제품은 벽이나 구석에 놓고 사용하던 기존 TV와는 달리 거실 가운데에 설치해 공간을 구분하는 파티션으로 활용하기에도 제격이다.
LG전자가 고객 수요에 맞춰 출시한 이동형 스크린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출시해 매진사례를 기록한 바퀴 달린 스크린 '스탠바이미'의 올해 월평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LG전자가 스탠바이미 첫 해외 출시를 앞두고 생산능력을 확대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더라도 3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 온라인브랜드숍(OBS)에서 스탠바이미를 구매하는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구매한다는 점도 특이 사항이다.
당초 1인가구를 타깃으로 출시된 '룸앤TV'는 캠핑 열풍과 맞물려 '감성캠핑에 최적'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시청할 수 있으며 무선인터넷, USB 등을 지원한다는 편의성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다. LG전자는 최근 4년 만에 화질과 디자인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룸앤TV 신제품을 출시했다. 룸앤TV 월 판매량은 출시 직후 1000대가량에서 지난해 말부터는 6000~7000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선보인 신개념 모니터 'LG 리베로'는 '걸어서 사용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할 때도 스크린이 크면 좋겠다'는 틈새 수요를 겨냥했다. 이 제품은 재택근무, 공유오피스 출근 등이 확산되는 트렌드를 감안해 설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27형 모니터 좌우 끝부분에 마치 가방 손잡이처럼 연결되는 스탠드가 적용돼 있는데, 이 부분을 잡고 이동하거나 전용 액세서리를 결합해 책상 파티션에 달력처럼 걸고 사용할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숨은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경험 확장을 위한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