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온라인 장보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효용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면서 먹거리의 온라인 주문이 일상화됐다.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17조719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6.6% 증가했다. 이는 음식배달을 제외한 음·식료품과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구매 집계다. 비대면 특수에 힘입어 2019년 17조원에서 지난해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3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거리두기 해제 후 실외활동이 늘며 e커머스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도 온라인 장보기 습관이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물류 인프라 발달로 전국 단위 빠른 배송이 보편화되며 신선식품만큼은 대면 구입을 선호했던 소비자들도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가 이제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미 온라인 식품 쇼핑의 효용을 경험한 고객의 소비 패턴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인 온라인 침투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9년 15.4%에 불과했던 식품 시장 온라인 침투율은 이듬해 21.3%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5.1%까지 뛰었다. e커머스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식품 카테고리 성장세가 뚜렷하다.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재고와 반품 폐기비용 등 고정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가 발달하고 환불보장제 도입 등 업체마다 품질 강화에 나서면서 침투율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침투율이 낮은 만큼 성장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은 2025년 70조원까지 성장해 온라인 침투율이 4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 식품 구매가 늘면서 e커머스와 오프라인 채널 간 희비도 갈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온라인 유통업체의 식품 판매는 작년 동기대비 17.8% 늘었다. 온라인을 통한 장보기 보편화로 식품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온라인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일상 회복에도 식품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고, 기업형슈퍼마켓(SSM)은 1.7% 감소했다.
새벽배송 경쟁 심화와 퀵커머스 등 당일배송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성장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마트 휴업일과 심야시간대 온라인 배송 허용을 추진하면서 신선식품 카테고리에 강점을 가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온라인 장보기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