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비트코인 8000개가 들어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남성이 9년째 쓰레기장에 접근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처지라고 2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웨일스 뉴포트 출신의 IT 업계 종사자 제임스 하우얼스(37)는 2013년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낡은 노트북에 들어있던 드라이브를 버렸는데, 거기에 약 1억5000만파운드(약 239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저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드라이브가 쓰레기장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뉴포트 시의회에 쓰레기장을 뒤지게 해달라고 오랫동안 요구해왔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개를 이용해 쓰레기장을 수색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놨다. 하우얼스는 이를 위해 헤지펀드에서 1000만파운드(약 159억 원)를 지원받았으며, 환경과 데이터 복구 전문가 여러 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다재다능한 팀이다.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이 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얼스는 쓰레기장에서 하드디스크를 찾는 데 9~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뉴포트 시의회는 그의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하우얼스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경우 회수된 돈을 지역 사회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지만, 시의회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하우얼스는 “우리 팀의 계획 중 하나는 쓰레기장을 정화해 그곳에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풍력 터빈 2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 풍력 터빈에서 발전된 전기로 뉴포트 주민을 위한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뉴포트 시의회 대변인은 “우리의 의무 중 하나는 매립지와 그 주변 지역의 생태학적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하우얼스의 계획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심각한 생태학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가디언은 하우얼스의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이미 오랫동안 쓰레기 더미에 묻혀있던 하드디스크에서 수년 전에 채굴한 비트코인이 정상적으로 회수될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