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비용 통제 기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무한 투자'를 감행할 것 같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 넷플릭스, 테슬라 등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이 연달아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업체 또한 수익 관리에 대한 주주 요구를 반영해 신규 채용 축소와 인건비 절감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의 고민은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을 통제하면서도 장기 성장을 위한 포석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이다. 유연하고 효율적이면서도 속도와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 인적자원 확보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안으로 프리랜서 채용이 조명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정규직 채용 부담이나 비용을 줄일 방안으로 아웃소싱을 했지만 최근에는 기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포함해 필요한 만큼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프리랜서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2019년 기준으로 프리랜서·계약직 인력 비중이 전체 인력의 50%를 넘어섰다. 구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에어비엔비 등 기업 또한 프리랜서 채용을 통해 전문성을 아웃소싱하는 적극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랜서 채용 리스크를 줄여 주는 프리랜서 플랫폼도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파이버 업워크, 국내에서는 크몽·숨고·이디어스·청소연구소·자란다 등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프리랜서 활용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첫째 조직 내에 부족한 기술·전문성을 확보해서 사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필요한 기간만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합리화할 수 있다. 셋째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을 실시간으로 확보하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첫째 우수한 프리랜서를 일일이 찾고 선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둘째 역할과 과업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책임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프리랜서와의 계약·결제 등에 많은 행정 부담이 발생한다.
이 같은 프리랜서 채용 리스크를 줄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프리랜서 플랫폼이다.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추세다.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업체를 일일이 찾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합리적 가격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들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은 거래액 기준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기업은 과업의 성격과 규모를 고려해서 현명하게 플랫폼을 이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과업 난도가 낮거나 규모가 작아서 가격이 중요한 경우에는 고객이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프리랜서들이 이를 선택하는 '제안형'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에 과업 난도나 규모가 큰 경우 품질과 안정성에 강점이 있는 전문가를 통해 과업을 수행하고 거래 대금 보호 등이 가능한 '선택형' 플랫폼이 유리하다.
기업이 프리랜서와 협업하는 방식은 최근 '외주'에서 '상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상주 방식은 과업 수행에 필요한 프로젝트 팀원을 찾는 경우에 유리하다. 상주 프리랜서는 내부 직원과 한 팀을 구성해서 물리적인 공간과 업무 시간 등을 공유한다. 최근 정규직 채용이 지연되거나 기존 직원이 갑자기 퇴직하는 경우, 급히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할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상주 프리랜서 수요가 급증했다.
개발, 디자인 프리랜서 전문성이 정규직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옛말이다. 최근에는 톱티어 개발사,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뛰어난 경력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들의 상주 프리랜서 시장 참여가 활발하다. 한 예로 크몽은 일명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경력이 있는 전문 프리랜서 풀만 700명에 이른다. 최근 업계에서는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속도와 가격 경쟁력은 이미 검증된 것으로 보고 있다. 페르미, 에듀윌, 브리치 등이 최근 신사업 팀을 상주 프리랜서 위주로 꾸렸다.
기업은 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시장에서 공급되는 전문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 영역에서 수준 높은 전문가들이 프리랜서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흐름을 잘 활용하면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박현호 크몽 대표 tony@km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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