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변모하고 있다. 과거에는 법인 형태를 띤 가족 회사였지만 최근에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고 있다.
택시 사업은 면허권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국가가 면허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특정 집단에 혜택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에게 의무 대신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택시업계는 기존에도 환경과 사회 측면에서 역할을 해 왔다.
택시 구조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LPG를 쓰게 했다. 법으로는 손님을 태우고 다닐 경우 디젤 엔진을 쓰지 못하게 했다. 높은 탄소배출량 때문이다. 택시는 비용 측면에서 가솔린보다 LPG를 택했다. 정부가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가격이 낮아졌다. 국가 환경 부문을 택시가 책임져 온 것이다. 택시업계는 전기차·수소전기차와 관련해서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동의 자유를 돕고 있다. 사회 구성원에게 행복한 삶의 핵심은 경제활동과 더불어 가족을 먹여 살리는 기본생활 보장이다.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택시업계는 규정에 맞춰 노사 합의에 의한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지켜 왔다. 현재 택시업계 종사자가 감소한 것은 낮은 교통비 때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투명성, 전문성, 주주 가치 증대, 사회공헌 등 역할이 강조된다. 아이엠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는 기부뿐만 아니라 택시 기반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발굴하고 있다. 또 주주들에게 기업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를 인정받아 외부 투자 유치도 여러 차례 성사됐다.
하지만 현재 택시업계는 난관에 부닥쳐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종사자가 급감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택시 플랫폼은 정보기술(IT)만 접목하면 혁신이 되는 것으로 얘기한다. 실상은 다르다.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는 택시 수요가 공급의 2배 이상이 된다. 길에서 택시를 부르지 않을 수 있게 되면서 기사가 손님을 태우는 데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이 과거보다 길어지기도 했다.
근본적으로 중형택시 급여가 너무 낮다는 게 문제다. 택시요금이 치킨 배달료보다 싸고 코카콜라 1.5ℓ 가격과 같다. 법인택시는 젊은 기사를 원하지만 유입되는 기사는 적은 이유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6일제로 근무하는데 투잡(본업과 부업)으로 배달라이더 등을 하는 사람 대비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거나 근무 시간을 줄여 줄 수가 없다. 차고지 교대 규제도 문제다. 직장이 집에서 가까운 것도 워라밸(일과 생활 균형) 요소 가운데 하나인데 근무를 위해서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차고지로 출근해야만 한다. 택시업계로 유입되는 인력이 적은 건 당연한 결과다.
혁신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려면 공급자와 소비자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서울은 세계 10대 도시의 하나다. 24시간 안전한 도시는 서울이 최고다. 다만 교통비는 해외 대비 크게 저렴하다. 일본 도쿄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아이엠택시는 택시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범택시보다는 저렴하지만 중형택시보다는 비싼 승합택시로 시장에 진입했다. 원활하고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회사가 택시 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강제 배차 시스템도 도입했다. 기사는 이용자를 빠르게 태워서 목적지까지 운송한다. 손님을 가려서 받지 않기 때문에 승하차가 원활하게 이뤄짐으로써 업무 효율성이 높다.
이용자 만족도 제고와 근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아이엠택시를 운전하는 기사 '지니'가 되려면 정해진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재교육도 받아야 한다. 급출발, 급제동 등 승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운전 악습관을 교정한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회사 이익이 증가하고 기사 월급도 오른다는 점을 반복 설명한다. 회사와 직원이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기사들이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단순히 급여 문제만은 아니다. 직업에 대한 사회 시선, 복리후생 등이 결부된다. 이는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서울의 위상,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도 관련된다.
홍석표 진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eric@jinmobili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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