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가 전력중개 사업에 진출한다. 에너지 부문 수직 계열화를 마친 SK그룹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올해 안에 소규모 분산전원을 모집한다. 태양광 발전사업자 중심으로 20㎿ 이상의 발전 능력 확보가 목표다.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를 마치는 대로 전력중개 사업자 등록을 추진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기준 총 3.8㎿ 규모의 소규모 분산자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2.7㎿는 SK주유소와 화물차 전용 휴게소인 내트럭하우스 등에 설치한 자체 태양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중개는 전력중개 사업자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하루 전에 예측해서 일정 오차율 이내로 맞출 경우 기존 전력 수입 외 추가 이익을 받는 사업이다. 소규모 에너지 자원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안정적 전력망 운영 목적이다. 전력거래소가 주관한다.
전력중개 사업은 높은 발전량 예측 정확도가 수익과 직결된다. 예측 대상 자원의 시간대별 평균 예측오차율이 6%에서 8% 이하면 ㎾h당 3원, 6% 이하면 4원을 각각 정산받는다. 통상 전력중개 사업자와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5대5에서 7대3 비율로 정산금을 나눈다.
SK에너지는 발전량 예측 정확도 등을 높이기 위해 외부와 손을 잡았다. 에너지 인공지능(AI) 기업인 인코어드와 협력한다. 인코어드가 제공하는 '아이덤스(iDERMS)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덤스 VPP는 소규모 분산자원 모집부터 정산까지 VPP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SK어스온·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SK인터내셔널·SK지오센트릭 등을 통한 석유 개발과 트레이딩 및 판매, 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등 수직 계열화를 마친 에너지 사업에 전력중개까지 추가하게 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중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관련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소규모 전력중개 시장은 2019년 2월에 개설됐지만 참여자가 제한적이었다.
SK그룹은 친환경 기업으로서 이미지 제고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석유 사업 공정 과정에 적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과 주력으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활발한데다, 주유소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공급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도입과 전력중개를 연계 가능한 등 친환경 밸류체인을 더욱 강화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력중개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친환경 발전 사업자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 주요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