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 쏠 때 즐겁다"던 러 女사령관...포격에 전사

러시아군 소속 여성 사령관 올가 카추라(52) 대령이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군 포격에 숨졌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의 암늑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카추라 대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운전하던 중 우크라이나 군이 쏜 미사일이 그가 탄 차를 명중하며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추라는 이번 전쟁에서 전사한 97번째 러시아 지휘관이자, 여성 고위 장교로서는 공식적으로 첫 사망자다.

카추라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래밍 전공자로 여성으론 유일하게 포병 사단장 자리까지 오른 바 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군대에선 그가 다루지 못한 포가 없었다는 '전설'로 유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군 복무 중 용감하고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며 카추라를 러시아 최고 군사상인 '러시아 영웅'으로 칭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매체 우니안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혐오스러운' 포병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카추라 대령은 과거 러시아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에 대해 “즐겁다”는 표현을 쓰면서 “이번 전쟁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이 자치국으로서 러시아와 함께 할 수 있게 된 행사”라고 말한 바 있다.

사망 일주일 전 러시아 국영 언론 노시스카야가제타 신문과의 “나는 우크라이나가 아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싸우고 있다”며 ”내게 우크라이나 영토는 일종의 사격장”이라고 말했다.

카추라 대령이 친러 반군 활동을 시작한 카추라 대령이 돈바스 지역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카추라 대령이 자국 정규군으로 위장해 전쟁 범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우크라이나 서부 법원은 지명수배 명단에 올라있던 카추라에 대해 테러 단체 조직 또는 가담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