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바이오의 힘…'2조 클럽' 노크하는 삼바·셀트리온

[스페셜리포트] 바이오의 힘…'2조 클럽' 노크하는 삼바·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올해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진단키트를 제외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계에 매출 2조원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생산능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셀트리온은 신제품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어 두 기업 모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 'CDMO 초격차' 삼성바이오로직스, 하반기 생산능력 극대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1627억원, 영업이익은 3461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미국 바이오젠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인수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을 제외해도 1조150억원 매출을 올렸다.

호실적은 위탁생산(CMO)·위탁개발(CDO) 사업 순항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사업에서 상반기 기준 누적 수주 73건을 기록했고, 현재 건설 중인 4공장 역시 5개사, 7개 제품 선수주 계약을 따냈다. CDO 부문도 누적 수주 95건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 생산능력을 극대화하며 최고실적 갱신에 도전한다. 1~3공장을 풀(Full)가동하고 4공장도 부분 생산에 참여하며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원료, 원부자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바이오 의약품 생산·개발에 필요한 원료, 원부자재를 미리 발주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되며 자재 납품 지연 상황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또 재고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위험성이 큰 자재의 재고 수준을 높였다. 공급사가 사전에 관련 물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주요 공급사와 예측 분석도 하고 있다.

증권가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급망과 생산능력을 주목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며 제약사들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CMO 물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효섭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바가) 상반기 최초 1조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수주와 생산성 극대화로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더욱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2023년 본격적으로 열리고 △4공장은 이미 선수주(5건)와 주가 협의로 인해 점진적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며 △4공장 풀 가동 시 약 1조원 매출에 영업이익률 30~40%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우호적인 항체의약품 CDMO 업황 속에 글로벌 시장 내 레퍼런스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4공장 조기 수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리액터홀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리액터홀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유럽·미국서 바이오시밀러 약진한 셀트리온, 호재 더 남아

송도 위치한 셀트리온 2공장(사진=셀트리온)
송도 위치한 셀트리온 2공장(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상반기 매출액 1조1466억원을 거두며 역대 처음으로 반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시장에서 램시마는 52.3%, 트룩시마는 26.5%, 허쥬마는 12.6%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램시마는 미국에서 올해 2분기 30.8%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3.6%포인트(P) 성장한 수치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는 평가다. 램시마를 피하지방에 주사하는 램시마SC는 론칭 2년 만에 유럽 시장 내 점유율 9.1%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미국에서는 2023년 판매 개시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는 휴미라가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획득하고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개시했고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증권가는 셀트리온 하반기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램시마 시장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셀트리온이) 자체공장과 CMO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면서 “램시마SC 재고수준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나 성장성을 감안할 때 램시마SC 매출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내년 출시를 앞둔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 매출이 더해질 것”이라며 “미국 유플라이마와 램시마SC가 북미 시장에서 기대 이상 점유율을 보인다면 실적 개선과 멀티플(배수) 확장이 더해지는 주가 흐름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 조직을 재편한 것도 향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이달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매각했다. 셀트리온USA는 미국정부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조달 판매한 회사로 현지 의약품 판매허가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 직판을 준비 중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빠른 (현지) 진출이 가능한 거래”라고 분석했다. 회사 측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가 보유한 라이선스를 즉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보다 빨리 의약품을 유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