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개념 '생체 형틀법' 개발...촉매·바이오센서 활용 기대

쥐의 뇌 조각을 형틀법으로 합성한 결과
쥐의 뇌 조각을 형틀법으로 합성한 결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장재범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다세포 생물이 갖는 특정 단백질 구조체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생체 형틀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생체 형틀법은 생명체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체를 틀 삼아, 모방 무기물 구조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에너지, 광학, 마이크로로봇 분야 등에 응용돼왔다.

그동안 개발된 생체 형틀법 중 특정 단백질 구조체를 형틀로 사용한 경우는 적으며, 있다 해도 바이러스나 효모 등 단세포 생물의 구조체를 형틀로 활용한 연구 뿐이었다.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을 이미징할 때 활용하는 항원-항체 반응을 생체 형틀법에 적용했다. 사용 항체는 1.4㎚ 크기의 금 입자가 달려 있고 이는 금속 입자 성장을 위한 종자(seed) 역할을 하게 돼 특정 단백질을 표적화한 항체로부터 다양한 금속 입자를 성장시킬 수 있다.

인간 세포 내 미세소관, 미토콘드리아, 핵, 세포막, 세포질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에서만 금 입자를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조직 수준인 쥐의 뇌, 신장, 심장에서도 개발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나아가 연구팀은 은, 금-백금, 금-팔라듐 입자를 세포 내부 미세소관 구조체를 따라 합성해 합성 세포를 액상 반응 촉매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세포 표면에 철 입자를 성장시킨 후 자석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 향후 이런 금속 입자가 성장 세포들을 조절하거나 군집 행동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팀의 신개념 생체 형틀법은 항체 염색이 가능한 식물, 균류, 바이러스 등의 생명체에도 활용 가능해 다양한 생체 구조체를 모방한 생체 재료 합성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 저자 송창우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는 기존의 생체 형틀법으로 구현할 수 없었던 다세포 생물의 특정 구조체를 모방한 금속 구조체를 합성한 최초 사례”라며 “합성된 생체 재료는 전기화학 및 바이오센서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신소재공학과의 송창우, 송대현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7월 7일 자에 온라인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