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상류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생산과 출하 준비가 한창이다.
스카이코비원은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질병관리청과 공급계약을 맺은 1000만회분 중 첫 물량인 60만회분(6만바이알) 생산은 이미 마쳤다.
다음 주 식약처에 검정을 신청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으면 이달 말 초도 물량이 국내 공급될 전망이다. 이 물량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과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백신 제조사들을 위한 대조백신으로 활용된다.
10일 L하우스 현장에서 만난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공정을 접목해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마음도 졸였다”면서 “자식과 같은 자체 개발 코로나 백신이 시장에 처음 나가는 만큼 부작용 없이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 L하우스는 총 면적 2만평에 연간 5억도스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백신 생산시설로 그 위용을 자랑했다. 10년 전 준공 당시부터 공정재료를 일회용 백으로 대체해 오염 가능성을 줄이고 세척·멸균 과정을 최소화하는 '싱글유즈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주목받았다. 2013년 장티푸스 백신을 시작으로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독감백신,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도 위탁생산하면서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까다로운 출입 절차를 거쳐야 입장이 가능했다.
450여명이 일하는 9개 생산라인은 100% 풀가동되고 있었다. 9개 원액 생산시설 중 1번과 4번 생산라인에서 스카이코비원이 생산됐다. 5·7·9번 라인에서는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부터 주력 제품이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도 중단하고 코로나 백신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다른 백신과 제조공정이 달라 생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본관동 1층 원액 생산시설 1번 라인에서 컴포넌트(구성물)A를, 4번 라인에서 컴포넌트B를 각각 생산한 후 합쳐 나노파티클 원액을 만든다. 완성된 원액은 완제 생산시설로 옮겨 바이알(병)에 충전하고 포장해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2층 이화학실험실에서는 입고된 원료부터 각 생산과정 샘플과 완제품에 대한 품질 검사가 이뤄진다. 샘플이 요청되면 각 단계별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생산 속도를 맞추기 위해 품질관리(QC) 직원들도 밤낮없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 관련 실험 항목은 10가지에 이른다.
이주섭 QC분석1팀장은 “스카이코비원은 두 구성물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제조돼 다른 백신보다 시험량도 많다”면서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되고 국산 1호 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은 만큼 야간이나 주말에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