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대규모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캐피털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캐피털 업계는 중고차 시장 침체국면에 대비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소비자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손해보험협회가 집계한 '집중호우 등에 따른 차량 피해 현황'에 따르면 12일 밤 10시까지 집계된 침수 차량은 총 9986대(손보사 12개 취합)인 것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만 1422억1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기상 관측 이래 115년 만의 최대 폭우가 중부지방에 집중되면서 대규모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집중호우가 남부지방으로 번지고 있어 추가 피해까지 관측되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매일 침수 피해 차량이 추가되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남부지방에서 일시 강한 비가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대규모의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차량이 심심치 않게 중고차 시장에 나온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캐피털 업체 관계자는 “벌써 침수 차량이 대규모로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거래가 끊길까 현장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시장이 침체될까 내부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비 중고차 시장에 은행·카드사·저축은행까지 진출하면서 캐피털 업체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KB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자동차 할부·론 실적에서 중고차 비중이 39.8%로 40%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중고차 비중이 작은 현대캐피탈도 올해 1분기 기준 24조2000억원의 전체 오토 실적에서 2조7000억원으로 약 3조원에 달한다.
캐피털 업체들은 일단 내부 인증 정책을 활용,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심리 침체와 더불어 최근 공급 부족까지 겪고 있는 가운데 침수 차량 우려까지 확대되면 시장이 일시적으로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 중고차는 종합 검사와 주행 및 성능 테스트를 진행, 통과한 차량을 판매 회사가 인증하는 제도다. KB캐피탈은 자사를 통해 출고된 리스 및 장기렌터카 반환 차량 가운데 4년 이내 A급 차량만 선별해서 165가지 항목의 종합 검사와 주행 및 성능 테스트까지 통과한 차량만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중고차 품질 등급제를 시행, 우수한 차량만을 선별해서 판매하고 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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