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Siri)에서 한국말로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물으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라는 사이트를 안내해 논란을 빚고 있다.
18일 민간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ANK)에 따르면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는 질문에 시리는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나무위키)', '독도가 일본 땅인 13가지 이유. 퍼온 글(외교부)' 등 답변을 제시한다.
이는 외교부 사이트의 공식 독도 소개가 아닌, 외교부 자유게시판에 2002년 9월 2일 올라온 '독도가 일본 땅인 13가지 이유'라는 게시글이다.
실제로 글을 클릭해 보면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1983년 7월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이유 등의 사례를 들며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글이 나온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애플이 독도와 같은 한국의 중요 정보를 오픈 백과사전에 나온 정보로 알리는 것도 문제고, 외교부 자료를 제공하면서 외교부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전 자유게시판에 올랐던 자료를 올리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애플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한 나라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왜곡된 내용을 수정하지 않고 반영하는 것은 문제”라며 “애플은 공신력 있는 정보를 교차 검증해 표기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애플 지도에 나오는 독도에 대한 정보도 바로잡아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현재 애플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탑재 지도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면 '독도'가 올바로 나오지만, 일본어에서는 '竹島'(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된다.
반크는 “애플이 한국의 독도를 지정되는 언어에 따라 다르게 표기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고쳐달라고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고, 시정 캠페인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크는 앞서 “한국은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애플의 왜곡된 정보를 발견해 항의와 함께 시정을 요청했고, 애플은 이를 즉시 시정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