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으로 2030년부터 500㎡ 이상 모든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빌딩 인증이 의무화되는 가운데, 유리의 투과도를 변화시켜 건물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에 에너지 충방전 기능을 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김이환) 졸업생 한지수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스쿨 ICT 차세대소자공학 전공)가 1저자, 김주연 UST-ETRI 스쿨 교수(선임연구원)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이 에너지 관련 분야 상위 1.5% 이내 저널로 꼽히는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IF: 5.164/2021년)' 6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전기변색 물질과 배터리의 일종인 슈퍼커패시터(고효율 에너지 저장장치)의 특징을 동시에 나타내는 다기능성 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향후 건축 자재, 각종 디스플레이, 차량 유리, 항공기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소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전하 저장 기능을 하는 데 적합한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에 그물망 역할을 할 유기물 GOPS를 첨가하여 전기 화학반응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렇게 개질된 PEDOT:PSS-GOPS에 일반적으로 전극에 사용되는 인듐주석화합물(ITO)이 화학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분자 구조가 취약해 응용이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ITO보다 높은 물리적 유연성과 내구성을 지닌 동시에 슈퍼커패시터로도 적용 가능한 그래핀 전극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소자가 낮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변색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한 동시에, 같은 전류 밀도에서 ITO 대비 충방전 저장 용량이 약 5배 이상 큰 것을 확인했다.
이 소자에 리튬 이온이 들어있는 전해질을 주입한 후 전압을 가하면 리튬 이온이 PEDOT:PSS-GOPS로 주입되며 색이 변하고 충전이 되거나, 반대로 투명하게 되고 방전이 되도록 할 수 있다.
한지수 박사는 “기존과는 달리 그래핀 전극이 적용된 에너지 충방전 특성을 갖는 전기변색 기반의 스마트 윈도우라는 데 의의가 있으며, 향후 디스플레이,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위과정 마무리 시기에 전기변색 이외에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커패시터에 대해 배움과 연구의 기회 있었고, 연구가 비로소 결실을 맺어 기쁘다”고 밝혔다.
김주연 교수는 “그래핀 전극 기반의 전기변색 슈퍼커패시터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윈도우로의 적용을 통해, 앞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1저자로 참여한 한지수 박사가 UST 학위과정 중 수행한 연구의 결과로 투고 후 1년여가 넘는 수정·보완 과정을 거쳤다.
U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교육기관으로 32개 국가연구소에 교육 기능을 부여해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 항공우주, 신에너지 등 국가전략 분야의 46개 전공을 운영 중이며, 국가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 1만3000여 명 중 우수 연구자 약 1200여 명이 UST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