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리셀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문화가 확산하면서 기존 패션 플랫폼 외에 대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리셀 상품의 높은 화제성을 활용해 MZ세대와 접점을 늘리고 수익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SSG닷컴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손잡고 명품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오는 29일부터 번개장터 프리미엄 콘셉트 스토어 'BGZT 콜렉션'의 리셀·중고 명품 200여종을 판매할 계획이다. BGZT 콜렉션이 정품 검수를 통해 직접 매입한 리셀 상품을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2억원 상당 롤렉스 시계, 5000만원대 에르메스 버킨백 등 하이엔드 브랜드 상품 위주로 선보인다.
SSG닷컴은 리셀·중고 명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오픈한 명품 전문관 'SSG LUXURY'에 중고 명품 파트너사 상품을 모은 '중고 명품' 코너를 신설한 바 있다. 최근 리셀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 7월 SSG닷컴 중고 명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20% 증가했다. SSG닷컴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개인간거래(C2C) 방식 리셀 서비스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명품 보증·배송·사후관리에 이어 리셀 서비스까지 완성해 원스톱 명품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핀테크 기업 두나무도 자회사 바이버를 통해 이달 중 명품 시계 리셀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버는 C2C 명품 리셀 서비스를 목표로 사전 베타 판매자 모집을 마친 상태다. 현재 서울 압구정에서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등 100여종의 하이엔드 브랜드 상품을 직접 착용해볼 수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솔루션도 명품 리셀 사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설립한 자회사 NxEF는 나이키 조던 등 희소성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 신발 위주로 리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시계·액세서리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리셀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은 화제성 때문이다. 리셀은 단순한 중고 거래와 달리 희소성 높은 상품을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거래다. 브랜드마다 발매 수량을 제한해 희소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세가 올라간다. 리셀 가격이 발매가보다 2~3배 이상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추세다.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이 뜨거운 사업 중 하나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셀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연내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리셀 업계를 주도하는 네이버 크림은 지난 2분기 거래액 35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 솔드아웃 또한 2분기 거래액이 작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리셀 사업은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고 구매 데이터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사업”이라며 “기존 패션·명품 플랫폼들을 통해 시장 기회를 확인한 만큼 유통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SSG닷컴, 번개장터와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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