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국산 '양자컴퓨터' 첫 상용화

일본이 내년에 자국 민간 기술로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처음 상용화한다. 금융시장 예측, 신소재·신약 개발 등에 투입, 글로벌 산업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현지에선 자국산 양자컴퓨터가 국가 안보를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후지쓰와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2023년부터 일반 기업에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후지쓰와 이화학연구소는 지난해 4월 사이타마현에 연구자 20여명이 참여하는 양자컴퓨터 개발 거점을 구축했다. 내년에 실제 제품을 완성, 기업에 공개할 계획이다. 후지쓰는 지난 4월부터 후지필름과 재료 설계에 관한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양자컴퓨터는 최소 물리량을 의미하는 '양자'(Quantum)가 겹치고 얽히는 현상을 활용한다.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계산 속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닛케이는 양자컴퓨터가 소재 개발 등에서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이 짙은 데다 화학, 제약,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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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국산 '양자컴퓨터' 첫 상용화

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아 그동안 구글, 아마존, IBM 등 일부 미국 기업이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주도했다. 후지쓰는 이화학연구소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과 개발 노하우를 전수했다. 구글이나 IBM처럼 극저온 환경으로 전기 저항을 없앤 초전도 회로 계산 방식을 채택했다. 후지쓰가 내년에 실물을 공개하면 일본 기업이 범용 양자컴퓨터를 선보이는 첫 사례가 된다.

닛케이는 현재까지 상용화된 양자컴퓨터 기술은 완벽한 수준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풀 수 있는 문제가 한정된 데다 계산 오류를 극복하는 것도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구글이 신약 개발, 첨단 배터리 개발 등에 활용할 제품을 오는 2029년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현실화하기에는 기술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아직 어떤 기업이 양자컴퓨터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지 전망하기 어렵다며 초전도 제어 기술 등에서 강점을 갖춘 자국 기업이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오는 2040년께 신소재 개발 등에 따라 양자컴퓨터가 최대 8500억달러(약 114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