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계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복수 통신회선을 적용한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통신장애에 대비, 여러 회선을 탑재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혼다는 올해 일본에서 도로 주행 실증에 나서는 자사 자율주행차에 복수의 통신회선을 탑재하기로 했다. 무선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회선이 즉각 대체할 수 있는 체계다. 3회선 이상의 다중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자율주행차는 오는 2025년께 도쿄 시내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혼다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 제어 시스템이 구동되는 '레벨 3' 자율주행차에 1회선 통신망을 탑재했다. 긴급 시에는 사람이 운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시 시스템 제어 환경을 구현하는 '레벨 4'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한층 높은 통신망 신뢰도가 요구된다.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티어포는 내년 도로 주행 시험에 나서는 차량에 2회선 통신망을 적용할 계획이다. 대형 이통사 KDDI 네트워크를 주회선, 지역 한정 5세대(5G) 통신망을 보조 회선에 각각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는 현재 티어포가 토요타, 스즈키 등에 SW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일본 대형 완성차 업체에 통신망 복수화가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볼드리도 최근 자율주행 버스에 2회선 무선망을 적용했다. 주회선에 소프트뱅크, 대체회선에 알뜰폰(MVNO) NTT 도코모 회선을 각각 활용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이통사의 KDDI 통신망 장애는 전면 복구까지 약 86시간 소요됐다. 해당 시간 동안 KDDI 1회선을 탑재한 토요타, 스즈키 등의 차량에서 고장·사고 시 긴급 신고를 하는 커넥티드 서비스가 중단됐다.
닛케이는 비용 상승을 자율주행차 통신망 복수화의 과제로 꼽았다. 통상 2회선은 1회선보다 2배 많은 통신 비용이 청구된다. 현재 한 대에 수억원에 이르는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확산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