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나라가 이집트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다바 프로젝트는 1200㎿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는 30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른다.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ASE가 수주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ASE 측 인사들을 만나 3조원 규모의 원전 기자재와 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성과는 민·관이 함께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부는 한수원과 함께 국제동향 및 이집트 발주 정보를 지속 파악하고 수시로 합동 점검을 하는 한편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시아 제재 등 돌발 변수로 성사가 불투명했다.
원전업계는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원전 기자재와 시공업체로의 낙수 효과가 예상된다. 원전 생태계 복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나온다. 체코, 폴란드 등이 원전 발주와 함께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원전 수출 원년으로 삼았다.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등 민·관 협력 플랫폼을 운영, 수출 성과를 지속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체코, 폴란드 등을 중심으로 수주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 수출 정책에 따른 첫 가시적 성과”라면서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후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원전 수출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재 체코, 폴란드 등 우리 원전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협력을 타진 중인 국가들이 많다”면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원전 수출로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원전이 성장 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