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지분 상속에 나섰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향후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선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에너지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성권 회장은 지난 8월 19일 장남인 김창헌 CS에너지 상무에게 씨에스윈드 주식 40만주를 수증했다. 증여 규모는 증여일 종가 6만4500원 기준 258억원에 이른다.
김창헌 상무 지분은 4.74%에서 5.69%로 0.95%포인트 늘었다. 최대 주주인 김성권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강화했다. 특히 김 상무는 지분율이 비슷했던 여동생 김승연 씨에스윈드 인사조직장 상무(4.80%)와 격차를 확대했다. 김 회장은 김승연 상무에게는 별도 상속하지 않았다.
반면 김 회장 지분율은 29.05%에서 26.78%까지 하락했다. 김 회장이 특수관계에 있는 김현정, 김현주, 김현석, 김윤진, 김혜진씨 등에게 2만주씩 추가 증여했기 때문이다. 증여 규모는 종가 기준 각 12억9000만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김창헌 상무 중심으로 상속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씨에스윈드 측은 상속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김성권 회장이 지분을 증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장남과 딸 등에게 돌아가면서 증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김 회장이 지분을 증여한 시점에 주목한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사 주식 증여는 증여일로부터 60일 이전~60일 이후(120일) 종가 평균으로 매겨진다. 향후 중장기 주가 상승을 앞뒀다면 현재 증여하는 것이 증여세를 낮출 수 있다.
씨에스윈드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증여한 시점은 자발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면 굳이 현재 시점을 고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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