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脫 러시아' 빈 자리…"中 기업 반사이익"

노키아와 에릭슨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시장을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빅테크들이 잇달아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은 노키아와 에릭슨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시장 철수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 사업을 접겠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향후 몇 달간 단계적으로 러시아를 떠날 계획이다.

로이터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사업 중단에 나섰던 서방국가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하거나 사업을 매각하는 '출구전략'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국, 유럽 등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에 나선 상황에서 손익계산을 마친 기업들이 현지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에릭센 오피스<타스=연합>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에릭센 오피스<타스=연합>

실제 지난 4월 사업을 무기한 중단한 에릭슨은 이번에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그동안 러시아에서 근무한 직원 400여명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 현지 매체는 그동안 에릭슨에서 근무한 일부 직원이 러시아 최고 관리자들이 설립할 새로운 회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키아는 러시아에 약 2000명 직원을 두고 있다. 노키아 관계자는 “연말까지 러시아 주재 직원 대다수가 떠날 것이며 모든 사무실을 비웠다”면서 “법적 폐쇄가 완료될 때까지 (러시아에) 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에릭슨과 노키아가 러시아를 떠나면 중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화웨이, ZTE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에 서버를 공급한 델테크놀로지스는 최근 모든 러시아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러시아 내 일부 사업 중단을 선언한 정보기술(IT) 기기 전문기업 로지텍도 나머지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