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출한다. 많은 아이폰 유저가 바라던 서비스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은 간편결제 허브다. 수많은 간편결제 플랫폼이 있다. 이번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우선 간편결제 시장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이 대중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삼성페이도 종전 MST 방식에서 NFC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럴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카드로 태그를 찍는 방식의 NFC 진영으로 전 세계 모바일결제 생태계가 바뀔 수 있다. 이미 은련, 구글 등도 NFC 기반 모바일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엄청난 R&D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애플페이 도입을 기점으로 모바일결제 기술에 대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이폰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다. 그렇다고 국내 카드사와 밴사가 애플페이 수수료에 종속되면 안 된다. 막대한 NFC 단말기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카드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카드업계의 동맹이 필요하다. 과거 일부 카드사가 NFC 결제 존을 만들어 정부와 함께 NFC 기반 모바일 결제 활성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철저히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돈만 날린 실패 프로젝트로 끝났다.
거대 기업 애플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출과 함께 몰고 올 많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또 모바일 결제를 단순히 소비 수단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다. 많은 전방 미래산업과 연계해서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커머스,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거대 미래사업과 연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수백조원이 오가는 모바일 결제가 한국 금융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합종연횡과 함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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