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고점·소비는 감소…경제 불확실성 커진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7월 산업활동동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7월 산업활동동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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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가 7월 대비 상승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나타내는 7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소비 감소는 3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특히 2월 지수가 보합(0.0%), 1월이 -2.0% 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내내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 산업 생산은 광공업생산이 1.3% 줄면서 전월 대비 0.1% 빠졌다. 재고도 쌓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 대비 1.3%P 오른 125.5%를 기록했다.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반도체는 중국의 봉쇄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투자도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모두 줄었다. 이에 따라 3개월 만에 소비와 생산,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전월보다 0.5P 올랐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3P 하락했다. 선행지수 하락은 금융지표의 영향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 긴축에 따른 영향이 실물 부문으로 전이될 것이란 관점에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시장은 기대 형성이 빠른 만큼 호재가 있으면 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7월 흐름을 두고 경기가 크게 나빠질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앞으로의 경기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생산 회복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망 차질도 일부 완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는 지난 1월 3.65에서 7월 1.84로 하락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은 생산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8월 생산과 소비도 집중호우로 건설 활동이 영향을 받고 고물가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물가는 정부의 예측보다 다소 빠른 시점에 고점을 찍을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물가 전망에 대해 “7월에 6.3% 올랐는데 8월은 현재로 보면 6%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오는 2일 공식 지표가 나온다. 기재부도 통계청의 발표가 있기 직전 물가 지표를 알 수 있다. 다만 기재부는 유가 등 주요 품목 물가 관리를 위해 일일 가격동향을 체크하고 있다.

소비 또한 소매판매만으로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매판매에는 전체 소비의 43%를 차지하는 재화소비만 포함되는데, 서비스소비까지 포함한 전체 소비는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전반적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금리 인상 등 대외 측면 어려움이 지속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