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흩어진 진료기록이나 건강정보를 스마트폰에서 조회하고 확인할 수 있는 '의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의료 마이데이터를 위한 시스템(마이헬스웨이) 초기 단계 구축을 완료하고 서울과 부산지역 24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개통했다.
서울성모병원, 부산대병원 등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앞으로 병원을 가지 않아도 PC나 스마트폰에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시범 서비스이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 약 400명으로 구성된 국민참여단에 한정해 실증이 추진된다. 공식 개통은 내년이다.
의료 마이데이터란 정보 주체인 국민이 본인의 의료데이터를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손쉽게 조회하고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송이 가능한 생태계를 말한다.
금융과 공공 분야에선 마이데이터가 도입됐지만 의료 분야는 규제 수준이 높고 데이터 표준화가 미흡한 데다 그동안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이헬스웨이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약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시스템은 병원 등 여러 곳에 분산된 개인 의료데이터를 본인이 원하는 곳 어디로든 표준화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이력, 건강검진이력, 투약이력 등 공공 데이터부터 각 병원이 보유한 진료기록을 마이헬스웨이 시스템에 제공한다. 개인은 각 병원에 분산된 진료기록을 조회해서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받을 수 있고, 의료기관에 보내 진료에 활용하거나 사회복지시설·어린이집 등 다양한 기관으로 전송할 수 있다. 법제가 정비되면 다양한 민간 기업도 참여해 개인 동의 기반으로 데이터를 받아 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2기 사업으로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원광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전북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충북대병원 등 7개 거점병원을 포함해 약 1000개 의료기관으로 확대해서 정식 서비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연희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의료 마이데이터는 국민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바이오 빅데이터를 통한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기반이 된다”면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의료기관의 참여도와 활용도를 높이고 법 제·개정을 통해 의료 마이데이터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