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미국에는 동부와 서부에 바이오 클러스터가 다수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보스턴·캠브리지, 샌프란시스코, 뉴욕·뉴저지, 메릴랜드·워싱턴DC, 샌디에이고가 5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힌다.
특히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캠브리지로 연결되는 지역은 바이오젠, 브리스톨마이어스큅, 모더나 등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이 밀집한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다. 기업뿐만 아니라 하버드대·메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명문 대학과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하버드대 메디컬센터, 브리검여성병원 등 최고 수준 병원이 위치해 있다.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인 랩센트럴도 갖춰져 있다. 세계 정상급 대학과 연구기관이 위치한 덕분에 국립보건원(NIH) 자금 지원(37억1100만달러)과 연구시설 규모(3520만㎡)에서 미국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 중 1위를 차지했다. 벤처캐피털(VC) 투자액(101억1300만달러)과 특허수(9099개)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자연적으로 형성돼 활성화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병원과 대학의 연구개발(R&D) 결과물이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로 흘러가 사업화로 이어진다. VC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벤처 네트워크도 잘 형성돼 있어 투자를 유치하거나 신약 후보 물질을 기술이전해 경쟁력을 지속 제고할 수 있는 생태계가 갖춰져있다.
이 외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클러스터는 국립보건원(NIH), 식품의약국(FDA), 국립암센터 등 70여개 이상 연방기관, 국립연구소, 존스홉킨스대, 메릴랜드대 등이 위치해 교육과 투자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 장점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는 서부 지역에 위치한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다. 일루미나, 존슨앤드존슨의 인큐베이션센터 등이 위치해있고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솔크연구소와 샌디에이고주립대, 샌디에이고대 등 연구소와 대학 인프라, 바이오 벤처가 모여 있다.
이들 바이오 클러스터는 공통적으로 우수 인재들이 모여 높은 수준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 벤처 창업이 확대되며 바이오 신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고 바이오 클러스터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었지만 관 주도로 이뤄지면서 인프라가 자연 형성되지 않는 한계가 있는데 미국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 같은 경우 자연 발생적인 생태계 위에서 병원과 기업 간 컬래버레이션이 활성화 된다는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라며 “각 클러스터들이 지나친 경쟁 구도로 가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과 민간 자본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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