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중국 무인기(드론)에 첫 실탄 사격한지 하루만에 중국군이 자국 영공·영해에 무단 진입할 경우 예외없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현재까지 중국이 대만 인근에 수백대의 항공기와 수십척의 군함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대만과 중국을 가르는 약 160km 폭의 수역인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린원황 대만 국방부 연합작전처장은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 영해와 영공에 해당하는 12해리(12.2km) 내에 진입하는 인민해방군 항공기와 군함에 대해 대만군은 자위권과 반격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린 처장은 "경고 후에도 떠나지 않으면, 보안 위협으로 간주하고 '예외없이'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는 중국이 대만 인근 12해리 안에 진입한 징후는 아직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가 최근 중국 무인기의 침투 시도와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무인기 1대가 얼단 지구 해상 통제 구역 상공에 진입하자 대만 군은 절차에 따라 1차 경고했고, 무인기가 떠나지 않자 '실탄 방어 사격'을 했다.
대만 측은 중국 무인기 출현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민간을 활용하는 전술인 '회색지대 전술'의 일환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대만이 중국의 부속 영토라는 주장을 재확인했다. 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첫 번째로 대만은 중국 자치령 중 하나다. 대만은 국방부라 부를만한 것이 없다"며 "대만 정부 당국이 신경질 부리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다. 이같은 대만의 주장은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중국의 대만 인근 드론 도발을 '뉴 노멀'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고,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8일(현지시간)에는 중국의 도발에 맞서 미국 군함 2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