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2]韓 주도 '지속가능 고객경험' 화두 부상

'지속 가능한 고객경험'이 가전업계 새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세계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LG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룩스·밀레 등 글로벌 기업도 사회적 가치와 차별화한 고객경험 창출을 일제히 내세웠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가 독일 베를린에서 1일(현지시간) 사전 언론행사에 이어 2일 닷새 일정으로 공식 개막한다. IFA 2022는 한국기업 167개사를 비롯해 1900여개사가 참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주요 가전업체는 IFA 2022에서 지속 가능한 고객경험을 핵심 전략으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기존 성능·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던 것과 달리 사회적 기여,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고객경험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의 경쟁력을 가늠할 기준까지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FA 2022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에 위치한 시티 큐브 베를린 삼성 타운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생활가전 전시존의 지속가능한 홈을 소개하고 있다.
IFA 2022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에 위치한 시티 큐브 베를린 삼성 타운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생활가전 전시존의 지속가능한 홈을 소개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에 가장 많은 힘을 실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참가 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메인 주제로 '지속 가능한 일상' 제시에 이어 '에너지 효율 1위 가전 브랜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1일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내년 말까지 유럽에 판매되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에 와이파이를 탑재,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를 통한 에너지 절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유럽 에너지 규격 기준 최고 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이 10% 적은 고효율 냉장고, 세탁기 등도 출시한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전기료 제로' 환경도 구현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넷 제로 홈'은 집에서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에너지를 생산·저장하고,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를 활용해 가전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하는 게 핵심이다. 벤저민 브라운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개방적이고 확장된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삶을 건강하고 즐겁게 영위하는 새로운 방법과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2일부터 5일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모델들이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를 감상하고 있다.
현지시간 2일부터 5일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모델들이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도 친환경 가전 경쟁에 가세했다. LG전자가 IFA 2022에서 공개하는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는 기존 에너지 효율 최고등급보다 연간 전력 소비량이 10% 낮다.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탑재, 동력 전달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LG전자는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도 처음 공개한다. 폐전자기기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 소재에 1~3인 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으로 '지속 가능한 고객경험'을 지원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일부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적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올레드 TV에까지 확대한다.

글로벌 가전사도 IFA 2022에서 다양한 친환경 가전·서비스를 공개한다. 일렉트로룩스는 냉장고 내부 벽면의 7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을 선보인다. 밀레는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를 메인 제품으로 내세운다.

지속가능한 고객경험이 강조되는 것은 소비자 가치관 변화와 글로벌 환경 정책 영향이 크다.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를 중심으로 제품 구매 과정에서 에너지 절감, 자원순환 등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강력한 정부 정책과 친환경 인식이 확대되면서 관련 제품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장기적으로 고객의 가치소비 심리를 충족하는 동시에 유럽 친환경 가전 수요 대응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베를린(독일)=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공동취재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