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일환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이 해외에 비해 최대 10배 높기 때문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전력구매계약(PPA) 부대 비용 인하와 녹색요금제 계약 방식 변경 등 ESG 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4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6.1%로 지난해 2.6%에서 6.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ESG 경영을 적극 이행한 결과다.
그러나 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42.8%인 반면 국내 사업장은 6.8%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가격이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나라에 비해 2.5~10배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공사에 기존 전기요금과 별도 녹색 프리미엄을 납부하고 전기를 구매해야 한다. 문제는 녹색요금제가 경매 방식을 통해 1년 단위 계약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입찰 횟수는 연 1~2회에 불과하다. 협회는 기업이 중장기 재생에너지 활용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5년 이상 장기 계약 도입과 분기별 입찰을 제안했다.
PPA 망사용료 등 부대비용도 기업에는 큰 부담이다. PPA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자율 계약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제도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전, 석탄, 수력 발전에 비해 1.5~2.5배 높다. 여기에 망 이용료와 거래수수료 등을 한전에 지급해야 한다. 중대형 태양광 발전 기준 1kWh 당 발전비용 176원 중 부대비용이 40원(23%)을 차지한다.
협회는 PPA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반 비용 인하를 건의했다. 신재생에너지 특구와 같은 제도를 신설해 입주 기업에 특별단가, 투자세액공제, 법인세 인하 등 정책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 동참을 위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이용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6.78TWh), LG디스플레이(6.23TWh)는 국내 기업 전력 사용량에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는 데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되며 전력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OLED 전력 원단위(제품 한 개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전력)는 LCD보다 4.5배 높다.
이에 디스플레이업계는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지난달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ESG 중요성을 강조하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발생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 ESG 경영 의지를 밝혔다.
그 결과 디스플레이업계는 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5년 대비 24.7%(308만톤) 감축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뿐 아니라 저전력 제품 생산, 폐기물 100% 재활용 등 디스플레이업계는 ESG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시기”라며 “정부 재생에너지 활성화 지원 정책 확대와 거시적 관점에서 탄소중립 제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 재생에너지인증서(REC, i-REC, GEC) 구매 비용
(단위:원/kWh)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재생에너지 사용률
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