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발 '반값 치킨' 나비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동네 홈플러스 매장에는 출시 2개월이 넘은 '당당 치킨'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아직도 길게 늘어서 있다. 편의점이 치킨 판매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주요 대형마트에는 반값 피자·탕수육까지 등장했다.
연일 오르는 물가에 민감해진 탓일까. 프랜차이즈 치킨 원가 논란은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가맹 본사가 과도하게 영업이익을 챙긴다는 비판과 프랜차이즈 치킨만의 상품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팽팽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는 부담스러운 논쟁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비판은 고스란히 가맹점에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당당'(당일생산 당일판매) 치킨 등장 이후 매출이 떨어졌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반값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차이는 3배 이상 벌어졌다. 치킨 가격의 괴리는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본사 수익 구조는 가맹점에서 받는 로열티보다 원부자재 마진 수익이 몇 배 이상 커진 지가 오래됐다.
최근 공개된 프랜차이즈 가맹점 원가표에 따르면 가맹점이 납품받는 닭 가격은 6000원이 넘는다. 치킨 무, 음료, 포장 박스, 일회용품 등 부자재 공급가도 4000원에 육박한다. 배달비까지 제하면 결국 2만원짜리 치킨 1마리를 판매한 점주에 남는 수익은 2000원 남짓이다.
점주 입장에서는 로열티가 낮아도 원부자재 공급가가 높아서 똑같은 고비용으로 작용한다. 반면 본사 입장에서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소비자 판매 가격과 원부자재 공급가를 동시에 높이면 손해날 일이 없다.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과 원부자재 부담은 현장의 가맹점주 몫이다. 외식업계의 한 전문가는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닭과 양념 외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튀김기름, 일회용품 등에도 마진을 붙인다”면서 “메이저 치킨 프랜차이즈가 만든 고마진 유통 구조가 치킨 시장에 고착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수익 구조를 로열티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맹점 매출과 수익에 기반해서 정률형 로열티 제도를 보편화하는 것이다. 원부자재 마진은 최소한의 비용을 제외하고 로열티로 일원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한다면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주마저 프랜차이즈를 떠날지 모른다. 소비자 입장에서 반값 치킨의 흥행은 반갑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변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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