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내년 일본 시장에 온라인 처방약 판매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중소 약국과 환자를 잇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 소비자가 처방약 상담을 진행하면 이를 자택까지 배송하는 형태다.
아마존의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진료와 전자처방전 등이 허용되면서 폐쇄적이던 온라인 처방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에서 온라인 처방은 주요 의료기관으로 한정되고, 관련 규제도 많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2018년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사회의료 진료 행위별 통계'에선 해당 연도 5월에 산정된 온라인 진료비 등 의료비 청구서가 전국에서 84건에 그쳤다. 전체 의료비 청구서 수가 약 8600만건인 것을 고려하면 100만건 당 1건인 셈이다
하지만 고령화 심화와 지방 의사 부족문제에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맞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후생노동성이 앞장서서 원격의료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네이버 라인 같은 기업이 참여하면서 1년 만에 원격의료 상담은 50만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원격의료 개방은 만성질환 탓에 정기적으로 약을 받아야 하는 환자의 번거로움을 덜고 대형 약국 중심 시장에서 중소 약국에도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가 시작되면 일본 약국 업계 질서가 크게 흔들려 대형 약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고, 미래 산업을 위한 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 내세운 규제혁신의 동력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피아를 구분하기 어려운 신질서 체계로 나가고 있다. 기댈 곳은 오직 산업 경쟁력뿐이다. 자전거는 페달을 계속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다. 산업 분야 역시 혁신을 멈추면 넘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