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시장이 스트리밍 서비스 위주로 돌아선 것 같지만, 지난해만 5700만장이 넘는 K팝 앨범이 판매될 정도로 앨범을 찾는 수요가 여전히 많습니다. IT 기술로 앨범에 소장 가치를 더하는 것이 바로 '네모 앨범'입니다.”
뮤직테크 스타트업 네모즈랩이 음반에 첨단 기술을 더해 앨범의 진화를 선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네모즈랩은 앨범에 네모코드, QR코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적용해 정품 인증을 하고, 아티스트 이미지와 동영상,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제공한다.
전수진 네모즈랩 대표는 “네모 앨범은 앨범마다 고유의 인증키가 있고, 이를 스마트폰 앱에서 NFC나 QR코드, 네모 코드 등으로 인식해 정품 인증한 뒤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네모즈 앱으로 콘텐츠를 재생하기 때문에 다국어 가사나 한국어 음차를 지원하고, 음악 외에 이미지나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디지털콘텐츠를 사용하는 편리함과 실물앨범, 포토카드 등 굿즈를 소유하는 즐거움을 모두 누릴 수 있게 고안했다”고 덧붙였다.
앨범 구매 후 아티스트가 활동기간 중 촬영한 이미지나 오디오, 영상 등 추가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네모즈랩은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ICT-음악(뮤직테크) 지원사업, 뮤직테크 비즈니스 활성화 지원 업체 등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는 NFC 방식 앨범만 출시했지만, 다음달 YG엔터테인먼트와 네모 코드 인증 방식을 적용한 '트레저 미니2집'을 출시할 계획이다. 네모 코드는 네모즈랩만의 독자적인 코드다. 다섯 개의 블록으로 구성한 코드와 디지털 워터마크를 조합해 구현했다. 복제에 취약한 QR코드 단점을 보완했다. 또 다른 기획사와는 QR코드 방식 앨범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출시하는 앨범은 전용앱(YG×Nemoz)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전용앱은 네모즈 앱을 기획사 요구사항에 맞춰 수정 개발했다.
전 대표는 “인디 등 개별 아티스트와 중소 기획사들이 네모즈 앱을 통해 네모 앨범을 제작, 유통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YG엔터테인먼트와 선보이는 전용앱이 이런 시스템을 통해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어 지원 등을 강화하며 글로벌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는 네모즈랩은 해외 아티스트 앨범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전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해 서비스를 개발해 왔고, 다국어 지원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이라며 “현재 K-팝 앨범은 국내보다 해외 소비가 더 많고, 실제 네모즈 앱 회원도 해외 유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K-팝 해외 팬들이 네모 앨범을 통해 언어 장벽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역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국내 팬들이 한국어로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술 베끼기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지만, 차별화된 기술과 협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 아이템을 검토한다면서 자료를 받은 뒤에 유사 서비스를 내놓는 대형 기업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전 대표는 “음악 업계 다양한 기획사와 상생해 좋은 서비스와 플랫폼을 계속 만들어 내겠다”면서 “음악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 좋은 파트너를 많이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