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200일을 넘어선 가운데, 러시아를 상대로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수복 지역을 파죽지세로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심야 화상 연설에서 “9월 들어 오늘까지 우리 전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6000㎢ 이상을 해방시켰다”며 “우리 군의 진격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가 되찾은 지역은 서울 면적(605㎢)의 10배에 해당한다.
앞서 11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달 탈환한 영토 면적이 3000㎢라고 밝혔는데, 발표 규모가 하루 사이에 두 배로 불어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러시아군의 정착지 20곳을 해방했다.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 군이 러시아 국경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수복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대거 항복을 선언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당국 관계자는 AP통신에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러시아 군인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영국 군사 당국의 분석 내용도 우크라이나의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군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남부와 동부 영토를 해방하고 수복하려는 전투에서 전반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주변에서 그동안 점령한 영토 대부분을 내주고 북쪽과 동쪽으로 철수했다. 러시아군 다수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복 지역에서 무너진 건물 위로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군이 땅바닥에 떨어진 러시아 국기로 군화를 닦는 모습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전쟁의 전환점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양국이 공방전을 벌여왔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은 오래 정체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속도를 냄에 따라 전쟁이 새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어 전쟁이 단시간에 끝날 조짐은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