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해양수산부와 함께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해수'를 활용, 육상양식 어가 지원을 확대한다. 고수온·저수온 반복 현상이 점차 빈번해지고 악화하는 가운데 '양식장 용수관리사업'이 육상양식장과 종자생산 어가의 기후변화 적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사는 수산물양식과 종자생산 어가를 돕기 위해 올해에도 15개 지구에서 '지하해수' 개발 적지조사를 추가로 실시, 매년 계절마다 반복되는 고수온과 한파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육상양식장 경영 불안을 해소한다.
국내 육상양식장과 종자생산 어가는 주로 연안 해수를 양식장 용수로 이용하는데 계절별 해수 온도변화 폭이 커서 일정 온도 유지를 위한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도 때 이른 무더위로 평년 수온보다 1.7도가 높아지면서 예년보다 열흘 빠른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에 공사는 해수부와 함께 육상양식장에서 지하해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 취수지역을 발굴한다. 지하해수는 바닷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담수와 섞여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풍부한 지하수로 바닷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특히 지하해수는 일정한 온도(14∼18도)를 유지하고 있어 양식장 용수로 사용할 경우 용수를 데우거나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조나 해양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
공사는 2010년부터 해수부 주관으로 100% 국고 지원을 받아 육상양식장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양식장 용수관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하해수 조사를 위해 물리탐사, 시추조사, 양수시험, 수질분석, 모니터링 등 '지하해수(관정)' 개발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양식용수, 히트펌프 등 육상 해수양식(종묘생산)에 적합한 개발·이용방안을 제시한다. 그동안 148개 지구 716공에 대해 시추조사를 실시해 398공의 이용방안을 제시했으며 올해도 추가로 15개 지구에서 46공을 조사할 계획이다.
충남 태안의 한 어가에서는 '지하해수' 도입 후 월 500만~600만원 정도 지출하던 에너지 사용료가 200만~300만원으로 줄어 50~60% 비용을 절감했다. 경북 포항의 한 농가는 매출액이 연간 7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증가해 14% 정도 매출 상승 효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적조피해가 발생하던 지구인근에 '지하해수' 도입 후 적조피해 영향이 없어졌고 치어 피해가 줄었다. '지하해수'는 비상용수로 어가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노경환 환경지질처장은 “양식장 용수관리사업은 적조·태풍·한파 등 해양재해에 대비해 안정된 수온과 양질의 지하해수를 공급하고 동하절기에는 가온냉온에 필요한 유류비, 전기료 등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육상양식장에서 지하해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 취수지역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