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TV 사업자에 콘텐츠 재송신료(CPS) 10%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블TV는 명분 없는 인상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발, CPS를 둘러싼 양측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TV업계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2022년 CPS 협상을 시작했다. 2019~2021년 체결한 CPS 계약이 종료된 데 따른 신규 계약 체결 목적이다.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업계에 유료방송 A사 2022년 CPS 수준인 가구당 월 490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한 지상파방송사는 다년 계약이 아닌 올해 1년치 계약만 할 경우 더 높은 금액을 청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상파방송사는 케이블TV 플랫폼에 대한 자사 콘텐츠 기여도와 매년 증가하는 방송콘텐츠 제작비 등을 고려, CPS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케이블TV는 시청률 감소 등을 근거로 지상파방송 콘텐츠 기여도가 과거 대비 줄었고 가입자 감소세로 매출·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 합리적인 CPS 책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지상파방송사 시청률과 시청점유율이 CJ ENM tvN 등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인기 채널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
닐슨미디어에 따르면 CPS 책정 주요 지표인 지상파방송 시청점유율과 시청률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8월 2.249~2.942%를 기록한 지상파방송 3사 시청률은 올해 8월 1.520~2.063%로 감소했다. 시청점유율 역시 2018년 7.3~9.6%에서 지난해 4.9~8.5%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유료방송 플랫폼과 PP업계는 전체 유료방송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 재원의 19%가 지상파 CPS로 지급, 일반 PP 사용료에 역차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케이블TV CPS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280원 수준이던 CPS는 2016년 360원으로 인상됐고 지난해 약 450원으로 10년 동안 1.5배 이상 증가했다.
유료방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케이블TV와 지상파는 물론, 플랫폼과 PP 간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기 전 모든 방송사에 통용되는 방송채널 대가산정 제도와 명확한 책정 기준을 조속히 확립해달라고 촉구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선계약 후공급' 원칙 수립 이후 연내 재원, 대가산정 기준, 평가방식을 구체화하기로 했지만 지지부진하다”며 “정부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프로그램 사용료 책정과 지급을 위한 제도를 마련, 갈등 소지를 차단해달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