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추석 연휴가 끝나자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한 비대위는 추석 기간 인선 물색 작업을 거친 후 하루 만에 인선과 임명을 모두 마무리하는 속전속결을 연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3일 당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인선을 마무리했다. 당은 이날 곧바로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 비대위 구성을 완료했다.
새로 구성된 비대위원에는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시고성군, 재선), 전주혜 의원(초선, 비례),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경기, 원외),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원외),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서울, 원외)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포함됐던 주기환 전 비대위원(호남, 원외)은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호남지역 안배 차원에서 주 전 비대위원의 재임명 입장을 밝혔지만, 친윤계 강화 등의 지적에 대한 부담으로 본인이 사의 입장을 표명했다. 광주가 본관인 전주혜 의원으로 대체했다.
주요 당직자인 사무총장에는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시, 재선), 조직부총장에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시단양군, 초선),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에 노용호 의원(비례, 초선), 수석 대변인에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시갑, 초선)을 임명했다.
이번 비대위 구성은 지역별 안배를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이 강조한 '지역안배를 통합 통합메시지'를 반영한 셈이다. 특히, 원내와 원외 인사를 두루 포함하되 원외 인사에 무게를 두고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자 했다는 평가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정 위원장이 지난번 비대위원이 다시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하는 게 하나의 이유이고, 두 번째는 법원 결정에 반발하는 모습처럼 비쳐질 것을 염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산한 종전 비대위와 마찬가지로 새 비대위 역시 혁신위원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약속했다.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을 비대위에 참여시키면서 그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변인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최재형 의원(혁신위원장)을 비대위원으로 모시고자 했지만 최 의원이 고사하는 바람에 혁신위 소통 강화하기 차원에서 김종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되지 않은 정책위의장은 이른 시일 내에 임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가 당대표와 협의해서 임명한다. 현재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 입장을 밝힌만큼,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19일 정도에 정 비대위원장과 상의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새 비대위가 채비를 마치고 출항을 알렸지만,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가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을 재차 신청했고 사건의 심문이 14일로 예정됐다. 비대위원 인선 직후 사의 표명이 나오고, 당초 참여가 기대됐던 인물들이 고사를 한 점도 그만큼 이번 비대위가 많은 부담을 안고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집권여당으로서 당 안정화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문재인 정권 5년간 허물어진 국가의 근간을 바로잡도록 하겠다”라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민생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춰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