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가에 내팽개쳐진 자립준비청년'...“정부 대표해 부끄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로부터 내팽개쳐져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자립준비청년(옛 보호종료아동)을 만나 한 발언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부끄럽다”고까지 했다.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듬고 챙기겠다는 평소 의지를 이 자리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찾아 자립준비청년과의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 자립준비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해 잘 몰랐다. 작년 연말에 기회가 있어서 자립준비청년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국가가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를 못하고 있구나. 정말 내팽개쳐져 있는 국민이구나를 느꼈다. 18세가 되면 별 준비 없이 돈 500만원 쥐여주고 '사회에 나가서 알아서 살아라'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기업에서 좋은 일을 하시고, 종교단체와 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애써주시는 것을 보니 정부의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민간에서 잘해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정부도 아무리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 재정을 한다 해도, 쓸 돈은 써가면서 우리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속도를 높이고 있는 '약자 복지' 차원의 일환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가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들(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의 심정으로 챙겨달라”고 주문한 지 2주 만이다.

간담회 전에는 삼성전자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제공한 자립준비청년 주거공간(자립생활관)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삼성전자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주거공간을) 구했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 시설이면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삼성전자에 사의를 표했다. 다만 “(다른 곳도) 이 정도면 좋겠는데, 실제 현실을 못 해서”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간담회 후 제과 경연 수상자인 청년이 직접 구운 다양한 종류 빵을 선물 받기도 했다.

한편 자립지원전담기관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 중 보호종료 후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 등에게 일대일 관리와 자립지원 통합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지자체와 협력해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다. 윤 대통령이 찾은 충남을 포함해 전국 9곳이 있다. 연내 전남과 충북에도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