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신규 게임 73종에 대한 서비스 허가 판호를 발급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외산 게임은 단 한 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대기업인 텐센트와 넷이즈 게임이 판호를 받으며 규제 완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외산 배제 기조는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9월 게임 서비스 허가 판호 목록을 공개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2016년까지는 국내 게임 수십여종이 매년 판호를 받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2017년 한한령이 본격화된 이후 사실상 신규 발급이 제한됐다.
이번 신규 판호 목록에는 텐센트의 자회사가 선보인 '건강보위전'과 넷이즈 '올스타 길거리 농구 파티' 등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4월 판호 재개 이후 중국 양대 게임사에 판호가 발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 동안 게임 서비스 허가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올해 4월 판호 발급을 재개하고 6월 60개, 7월 67개, 8월 69개, 9월 73개로 허가 규모도 점차 늘려 가는 추세다.
다만 외산 게임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틀어막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1년 넘게 외산 게임을 대상으로 한 외자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국내 게임사 다수가 중국 시장 개방에 기대를 걸고 준비태세를 갖췄지만 규제 장벽을 넘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 국산 게임이 중국 문턱을 넘은 사례는 지난달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이터널 리턴' 모바일 버전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우회경로로 내자 판호를 받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859건의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2017년 한 해 456건에 이르던 외자 판호는 지난해 76건으로 급감했다.
중국 게임은 국내에 자유롭게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은 지속 제한되면서 역차별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