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코리아 미래기술40]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협업학습을 구현한 로봇 팔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협업학습을 구현한 로봇 팔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쌍둥이(Twin) 물체를 3차원(3D) 모델로 구현하고, 다양한 모의시험으로 검증하는 기술이다.

가장 원시적 형태 디지털 트윈은 197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상 센터에 모의 우주 환경을 구축해 진행한 실험이다. 고장난 아폴로13호 무사 귀환을 위해, 우주와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귀환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이후 미국 가전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주창했다. 2000년대 제조업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항공, 건설, 헬스케어, 에너지, 국방, 도시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세계에서 장비, 시스템 등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 시점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설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정비할 수 있다. 신차 개발 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충돌 테스트에 수백대 시제품이 소요된다. 현대차와 마세라티의 경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테스트 도입 이후 시제품 생산량, 제작비, 개발기간을 단축했다. 자동차·항공 등 조립제품 이외에 철강·화학 등 기초소재까지 디지털 트윈기술을 활용 중이다. 항공 엔진 산업에서는 선두업체인 GE와 롤스로이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 엔진 제조 서비스 모델을 사업화하기도 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으로 도시 각 분야의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예측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도시계획과 운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이 발전 시설 계획의 최적화, 운용 및 관리 효율화, 소비 최적화에 활용된다. 물류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물류 운영 현황 모니터링 및 최적화에 활용해 컨테이너 터미널의 운영 현황과 장비, 차량 상태 모니터링, 물류 창고의 실시간 관제가 가능하다. 두바이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은 터미널의 각종 주요 정보를 3D로 실시간 관제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맞춰 디지털 트윈이 탄소중립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험용 시제품 생산을 감축하고, 친환경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기업 '엑센츄어'는 향후 디지털 트윈 서비스 확산 시 2030년까지 실질 탄소배출량이 7억5000톤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탄소배출량 23.8% 수준에 달한다.

출처: 정부 디지털트윈 활성화 전략
출처: 정부 디지털트윈 활성화 전략

국토교통부는 3월 국가 디지털 트윈 인프라를 위해 전 국토 행정 및 공간 정보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연계·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 '디지털 트윈국토'를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트윈 국토 구현을 위한 전략 및 과제' 보고서는 우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디지털 트윈을 서두르고 있으나 부처간 사업이나 기술의 연계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추진된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연구, 디지털 트윈이 여전히 생소한 용어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교육과 인력 양성은 넘어야 할 과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