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를 놓고 경선 가능성이 커졌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합의 추대하자는 당내 여론이 있지만, 출마 선언이 나오면서 새 원내대표 경선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새 원내대표 선출 방법을 두고 여전히 여러 의견이 있어 변수는 남은 상황이다.
15일 이용호 국밈의힘 의원이 처음으로 차기 원내대표 공식 도전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전북 임실·순창·남원을 지역구로 무소속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대선 기간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인물이다. 여권 내 유일한 호남 기반 의원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절박감에 고뇌 끝에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정권교체에 일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윤 정부가 국정과제를 조기 실현하는데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다들 점잖고 훌륭하지만, 위기에 민감하지 않다”고 쓴소리도 했다.
이 의원은 “계파를 파괴하고, 선수를 파괴하고, 지역구도를 타파해 새로운 모습으로 당을 탈바꿈시켜야 한다”면서 “호남이 지역구, 실용적 중도보수인 저 이용호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출마로 다른 후보들의 출마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주 전 비대위원장의 원내대표 추대 의견에 출마선언을 미루던 의원들도 속속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력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됐던 박대출 의원도 이날 라디오(KBS)에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주 전 비대위원장 추대론에 대해서도 “과연 당의 큰 흐름, 총의로 모이느냐 이런 부분은 아직 모르겠다”며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이밖에 원내대표 경선에 4선 김학용 의원, 3선 김태호, 윤재옥, 조해진 의원 등이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을 통한 원내대표 선출로 무게가 옮겨가긴 했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주 전 비대위원장이 경선에 참여해 실질적인 추대 형태로 원내대표에 오를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금 '누가 출마를 할 것이다'라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선출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의견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경선과 추대 여부에 대한 결정도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출 자체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내대표 후보군 중 한명인 4선 윤상현 의원은 이날 “집권 여당의 지도체제를 법원 결정에 맡기는 '정치의 사법화' 상황부터 탈피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 이후에 원내대표 선출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의원 발언 관련 “이미 그만둔다고 다 얘기했다. 19일에 무조건 (원내대표를) 사퇴하겠다”며 기존 사퇴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알림을 통해 19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공지했다. 당은 이날 의총을 통해 새 원내대표와 당 국회운영위원장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