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에너지업계, 삼성 친환경전략 선언에 기대감 ↑

에너지업계는 삼성전자의 RE100 가입 선언에 기대감이 커졌다. 국내 1위 대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로 한 만큼 관련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밸류체인 전반에 훈풍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RE100 선언은 역대 최대 재생에너지 수요를 창출해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을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겼다.

이미지=The climate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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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면서 “삼성전자가 목표 달성을 위해 직접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업계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는 삼성전자가 당분간은 전력구매계약(PPA)이나 녹색요금제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직접 공급받거나 프리미엄을 얹어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높은 수준이어서 이를 현물로 비싸게 팔기 위해 이미 체결한 PPA 계약도 깨지는 상황”이라면서 “다행히 삼성전자가 뛰어들면 제한적인 직접 PPA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삼성전자의 RE100 가입을 환영하면서도 2050년 달성이라는 시점을 더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 기후·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는 환영한다”면서도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반도체 부문(DS)의 감축을 계속 지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환경운동연합도 “국내 최대 기업이자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삼성전자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이번 선언은 긍정적”이라면서도 “2050년에야 달성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는 너무 부족하므로 더 강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지속가능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에 오르며 2014년부터 380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60개 이상 기업은 전력 95~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며 RE100을 달성했다. 구글은 2017년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다. RE100 달성에서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이용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가 친환경전략을 선언하면서 국내 4대 그룹 모두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4대그룹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KB금융그룹, KT 등 23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