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 병사들이 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퇴각하면서 최신형 주력 탱크인 T-90M을 두고 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신 러시아 탱크 T-90M이 하르키우 지역에서 완벽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탱크의 주인은 우크라이나군에 연락주기 바란다. (주인은) 백기를 들어 신원을 밝혀달라”고 러군을 조롱했다.
이와 함께 탱크 내‧외부를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숲 속에 놓여있는 멀쩡한 탱크 위에는 러시아군을 상징하는 알파벳 ‘Z’가 그려진 위장용 천이 덮여 있다.
T-90은 러시아가 운용하고 있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전차 중 하나다. 자동 장전식 125mm 2А46М 주포로 무장한 T-90은 기본 형태에서 5km의 사거리를 가지며 KORD 12.7mm 중기관총과 7.62mm PTKM 동축 기관총을 추가로 장착하고 있다.
이 T-90을 개량해 현대화한 버전이 T-90M이다. 러시아는 2017년 공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처음으로 T-90M을 투입했다. T-90M은 대당 450만 달러(약 62억 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프랑스 육군의 주력 전차인 르클레르에 비해 3배 비싸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무부는 페이스북에서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러시아의 전투기 55대를 격추시키고, 전차 2212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T-90M도 있다. 지난 5월 한 우크라이나 종군 기자가 하르키우 지역에서 발견한 파괴된 T-90M 앞에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했으며, 일주일 뒤에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칼 구스타프 무반동포를 이용해 T-90M을 파괴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뉴스위크 등 외신은 현지 주민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를 탈환하기 시작하자 러시아 군대가 퇴각하면서 물품을 버리고 도망쳤다고 보도했다.
하루키우 주민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자전거를 훔쳐 타거나, 민간인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도망쳤다”며 “소총도 그냥 버리고 갔다. 폭탄 구덩이와 러시아 탱크 등 불에 탄 차량이 가득한 거리에서 어디로 갈 지 몰라 우왕좌왕했다”고 증언했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하르키우 이지움에서 러시아로부터 물자를 보급받았다”고 농담하며 “러시아 군인들이 너무 빨리 도망치느라 장비의 절반을 챙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