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첫 연설에서 '기후위기, 팬데믹, 블록화 등 세계 공통 위기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했다.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글로벌 위기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에서 '단골' 주제인 대북정책이나 비핵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와 인권유린 등에 대해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을 주제로 기후위기와 팬데믹, 에너지안보, 전쟁, 경제블록화 등 얽히고설킨 글로벌 도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답은 '자유와 연대'다. 윤 대통령은 자유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한 유엔 회원국이 단결하고 연대, 협력해야 더욱 근본적인 해법에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나라 간 연대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결국 인류가 직면한 각종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유엔 회원국이 시스템을 존중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규범체계에 등을 돌리면 세계는 더 블록화되고, 위기와 혼란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처럼 국제사회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나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집단적 인권유린 등으로 세계 인류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러시아·북한·중국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세계적으로 디지털화가 더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초격차 확대도 중요하지만 구조적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력과 기술력을 갖춘 나라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선진국이자 디지털 선도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한 셈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