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 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기여도전 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추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산업의 생산비용 증가율이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임금 인상 압력도 커지면서 생산비용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1일 발표한 '기업 생산비용 증가 추정 및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산업의 생산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생산비용은 원자재, 환율, 임금 등 작년 대비 변동률을 산업연관분석의 가격 파급효과 모형으로 계산한 수치다.
상반기 상승률은 2009년 10.8% 이후 최대치다. 2011~2021년까지 지난 10년간 전 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평균이 1.9%였던 것을 고려할 때 약 4.6배 높은 수치다.
생산비용 증가율(8.7%) 중 임금 인상이 3.2%포인트(P)를 차지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는 3%P, 환율은 2.5%P를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생산비용은 작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원유를 주원료로 하는 석유정제(28.8%), 화학(10.5%)과 구리 등 광물을 중간투입물로 사용하는 비금속(9.7%), 1차금속(8.2%), 금속(7.2%) 등에서 생산비용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생산 과정에서 수입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자재와 환율에 영향을 적게 받았다. 다만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올해 상반기 6.6% 생산비용이 증가했다.
SGI는 현재 기업 생산비용 증가는 거시적 환경변화에 따른 것으로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응책으로는 생산요소별 맞춤 대책, 생산성 향상 지원, 에너지 가격 변화에 강한 산업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우선 수입품 가격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에 대해서는 원자재별 공급부족, 전량 수입, 수급 양호 품목으로 구분해 공급부족 품목은 핵심 원자재 비축 확대, 원자재 매점매석 제한, 유통구조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량 수입 의존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선 다변화, 해외자원개발 통한 자주율 제고 등 안정적 공급원 확보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GI는 기업 내부적으로 생산비용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산성 향상 지원을 언급했다.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는 크지만 리스크가 높아 과소 투자되는 경향이 큰 무형자산 투자를 촉진해 지식전파나 혁신 경로 통한 생산성 증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다. 차세대 반도체, 빅데이터, 미래자동차 등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영역에 인력 양성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탈탄소·에너지 절감형 산업구조 전환도 생산성 증대에 필요 요소로 꼽혔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현재 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 고금리에 원자재·환율·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충격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복합위기 상황에서도 원가혁신 노력과 함께 미래에 대한 기회 포착, 혁신적 아이디어 도출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