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가 고물가로 매출 하락 위험에 놓인 가운데, 임원이 폭행 연루되면서 주가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CNBC, NPR 등 외신에 따르면, 더그 램지 비욘드미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테러 위협 및 3급 폭행 혐의로 워싱턴카운티 교도소에 구속됐다가 이튿날 보석금을 내고 풀렸다.
앞서 램지는 17일 미국 아칸소 대학 미식축구 경기장 밖 주차장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나자 분노해 폭행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램지는 상대 차주를 끌어당겨 마구 주먹질하고, 코를 물어뜯는 등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램지는 이 사건으로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1만 1000달러(약 1500만 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의 폭행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은 내달로 잡혔다.
램지는 육가공 업체 타이슨푸드에서 30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12월부터 비욘드미트로 이직해 맥도날드, KFC 등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관리해왔다. 폭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비욘드미트는 성명을 통해 램지에 대해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사측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비욘드미트 주가는 6% 넘게 떨어져 이날 16.03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52주 신저가(15.97달러)도 갈아치웠다.
이미 인플레이션으로 위기에 놓인 비욘드미트가 램지의 폭행 사건으로 더욱 위태로워졌다는 것이 외신의 분석이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12개월 동안에만 75% 이상 폭락했다. 2019년 사상 최고치에 비해서는 90% 넘게 떨어진 상태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쪼그라들자 소비자들은 소고기에 비해 비싼 대체육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이 올라 손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임파서블 푸드 등 경쟁사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달 비욘드미트는 올해 순익 예상을 더욱 하향 조정하는 한편 채용 인력을 4%가량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자인 이선 브라운 대표는 “대체육 원가 상승과 맞물려 전 세계 고객들이 생활비 상승 압력에 직면한 것이 회사의 성장을 늦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