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내 차별적인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를 양국 간 첨단산업·공급망 등 큰 틀에서 접근해줄 것을 강조했다. 향후 이어질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산업부는 이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지나 러먼도 상무장관과 회담에서 IRA 자국산 우대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가 한미 양국간 첨단산업·공급망·에너지 협력이라는 큰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며 향후 다양한 협력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미국이 주도하는 각종 공급망 협의체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양국간 협력 사안이 많은 상황에서 IRA와 같은 차별적 조치는 협력 동력을 약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지원을 받은 기업이 우려국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교란하고 우리 기업 비즈니스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러먼도 장관은 IRA 해결방안 모색에 대해 우리 측과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고 한미 양국간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나가자고 호응했다. 반도체법도 가드레일 조항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상무부와 한국 정부 간 사전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다.
이 장관은 미국 의회와도 접촉을 이어갔다. IRA 문제가 입법 차원에서 진행된 측면을 고려해 미 의회가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창구로 봤다.
현대차·기아가 진출한 앨라배마 주 하원의원인 배리 무어 의원과 면담에서 생산지에 따라 차별하는 세액공제가 초래하는 경제적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과 면담에서는 전기차 세액공제가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과 전기차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캐스터 의원은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전기화 코커스 의장이기도 하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전기차 세액공제에 대한 우리 측 우려에 대체로 공감하는 입장이었다며 입법·행정 차원에서 풀 수 있는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유사한 입장에 있는 국가들과도 협력·대응할 방침이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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