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 전쟁 계속할 것...'핵 위협' 허풍 아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공식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공식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 “러시아 대통령과 외교적 협상을 지속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러시아는 주민투표가 종료됐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위험한 신호”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뒤 “러시아 사회는 세계 2위의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그는 이를 정당화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그는 '주민투표를 진행했고 이제는 러시아 땅이다. 이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것을 거론한 뒤 “이는 핵무기 협박의 첫 번째 단계”라면서 “이전에는 어쩌면 허풍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어떤 대화도 원하지 않는다. 주민투표나 군(軍) 동원령이 그들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하고 우리를 약화하기 위해 뭐든 할 것이기 때문에 나 역시 타깃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합병 여부를 주민 투표에 부쳤으며, 자포리자 주민 93%가 러시아 영토 편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토 편입 주민투표는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진행된다. 해당 지역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이다.

이번 투표는 비밀 투표 등 절차적 기본 원칙을 어긴 채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도중에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도 이례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러시아 주도의 주민 투표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오는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합병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