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야후재팬, 日서 '해적판 사이트' 봉쇄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가 일본에서 '해적판 사이트' 봉쇄에 착수했다. 만화·애니메이션 불법 복제본이 대거 업로드되며 지식재산권(IP) 침해로 말미암은 피해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에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과 야후재팬이 해적판 사이트 검색 결과를 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 스마트폰 등에 해적판 사이트 접속에 따른 경고 표시를 노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닛케이는 경찰 수사에 한계가 있는 해적판 사이트 단속을 위해 기업들이 직접 나섰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ABJ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대형 해적판 사이트 10개가 기록한 총 접속 횟수는 약 4억건이다. 해적 사이트 대부분이 경찰 수사로는 운영자를 체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 조치는 일반 사용자의 해적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한 검색 방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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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검색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한 야후재팬은 해적판 사이트를 검색 결과에서 배제, 표시하지 않는 정책을 도입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불법 콘텐츠가 게재됐다고 판단한 사이트에 대해 도메인 단위로 사이트 전체를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는 형태다. 사용자가 해적판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창구를 닫는 셈이다.

일본 점유율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구글은 URL 단위로 해적판 사이트 검색 결과를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메인 단위 관련 대처에 관해서도 출판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시장에서도 해적판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한 빅테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9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피해 보고 시스템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익명성이 뛰어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저작권 침해 관련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는 구조다.

트렌드마이크로의 보안 소프트웨어(SW) '바이러스 버스터'는 해적판 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용자 단말기 화면에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노출된다. 해당 서비스에는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일본 이동통신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트렌드마이크로 관계자는 “이용자는 대부분 접속 후 경고가 나오면 사이트 열람을 멈춘다”면서 “(해적판 사이트 접속) 억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