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 사업 조직인 시스템LSI 시스템온칩(SoC) 개발실을 AI·컴퓨팅 과 통신개발 부문으로 이원화했다. SoC 개발실은 모바일과 전장용 칩 브랜드 '엑시노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지금까지 인공지능(AI), 컴퓨팅, 모뎀칩 등을 모두 개발해 왔다. 조직 개편으로 크게 AI·컴퓨팅과 통신칩을 각각 빠르게 개발하고, 앞으로 통합해서 하나의 칩(원칩)으로 묶어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통합 조직보다 차세대 제품 개발 속도가 한결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과 전장용 SoC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모바일 시장에서는 퀄컴, 미디어텍, 애플에 밀려 한 자릿수까지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2.0%에서 지난해 6.6%로 하락했다. 이 분야 강자 퀄컴은 2019년 34.8%에서 지난해 37.7%, 애플은 22.9%에서 26%로 각각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은 고부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전장용 SoC 시장을 겨냥해 통신용 모뎀칩 개발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용 모뎀칩은 5세대(5G) 신규 주파수를 지원하고, 6G 모뎀칩 기술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과 퀄컴이 5G 모뎀칩 주파수 대역을 확대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애플도 5G 모뎀칩 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모뎀칩 개발 조직을 분리함으로써 경쟁사보다 효율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모뎀칩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신규 응용처도 고려해 개발된다. 다양한 대역 주파수 지원, AI 기술 도입, 통신용 신호 효율화 등이 과제다. 조직 이원화와 함께 SoC 개발실 인력도 보강한다. 구체적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300여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