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면적의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구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모듈 대면적화 과정의 주된 성능감소 요인을 규명하고 광활성층 반도체 소재의 삼성분계 조합을 개발해 대면적 고효율 유기태양전지를 구현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의 손해정 박사팀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27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는 건물 벽면이나 옥상 외장재, 창문 등에 프린팅하는 방법으로 제작할 수 있어 도심형 태양광 발전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고효율 유기태양전지는 아직 실험실 수준에서 개발된 0.1㎠ 미만으로 작다. 이런 단위 소자를 직렬로 연결, 모듈화해야 하는데 이때 성능 감소와 재현성 문제가 상용화 숙제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유기태양전지 내 빛을 받아 전력을 생산하는 광활성층 형태에 주목했다. 광활성층은 일반적으로 p형과 n형의 반도체 소재로 구성된다. p형은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는 정공 수가 전자보다 많은 반도체고 n형은 반대로 전자 수가 많다.
광활성층 형성공정 중 용매 증발 과정에서 p형 반도체 뭉침(p-형 고분자)이 생겨 전지 효율이 저하된다. 연구진은 p-형 고분자에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n-형 고분자를 첨가해 광활성층을 형성하면 이들이 합금 형태로 복합체를 이루고, p형 고분자를 매우 규칙적으로 대면적 제어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나노미터(㎛)에서 센티미터까지 균일하게 삼성분계 광활성층(세 종류 성분으로 이뤄진 광활성층)을 구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삼성분계 광활성층을 사용해 58.5㎠ 면적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14.04% 광전 변환효율을 달성했다.
손해정 박사는 “인쇄 공정으로 제작한 유기 태양전지를 대규모 모듈화할 때 성능이 감소하는 주요 요인을 밝혀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며 “58.5㎠ 대면적 모듈에 이어 추가 스케일업을 통해 건물 외벽이나 자동차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후속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지원으로 KIST 주요 사업 및 연구재단 소재혁신선도사업 및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Joule(IF: 46.048, JCR 분야 상위 0.92%)'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